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영주 정치권이 다시 여론조사 논란으로 술렁이고 있다.
최근 제기된 착신 전환을 통한 여론조사 조작 의혹때문이다. 사실 여부는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겠지만, 의혹 자체만으로도 지역 정치 신뢰는 크게 흔들리고 있다.
여론조사는 민심을 확인하는 도구다. 후보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는 기술이 아니라, 시민이 어떤 지도자를 원하고 어떤 정책을 요구하는지를 확인하는 민주주의의 장치다.
하지만 기술적 방법을 통해 여론을 왜곡하려는 시도가 있다면, 여론조사는 민심의 거울이 아니라 정치적 도구로 전락한다.
특히 유선전화 응답 비율이 높은 조사 방식을 악용해 착신전환 등으로 동일인이 여러 차례 응답하거나 대리 응답이 이뤄졌다는 의혹은 결코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공직선거법에서도 여론조사 결과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중복 응답이나 대리 응답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더 우려스러운 점은 이런 논란이 처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과거 지방선거 과정에서도 여론조사와 관련된 부정 행위로 공직선거법 위반 벌금형이 선고된 사례가 있었다.
그만큼 여론조사 조작은 실제 처벌로 이어질 수 있는 범죄며, 정치적 해프닝으로 치부할 일이 아니다.
이번 사안은 무엇보다 신속한 사실 확인이 중요하다.
여론조사기관이 보유한 통화 응답 로그와 통신사 착신전환 기록을 교차 확인하면, 특정 시기에 동일 번호로 여러 유선전화가 연결되는 비정상적 패턴을 비교적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조사 과정에서 착신전환이 설정된 전화번호는 표본에서 제외하거나 필터링하는 방식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런 절차만으로도 왜곡 가능성을 상당 부분 차단할 수 있다.
여론조사 방식에 대한 논의도 현실적이어야 한다.
‘100% 무선전화 조사’ 역시 한계가 있다. 유선전화를 사용하는 시민이 적지 않고, 무선전화는 스팸 차단 등으로 조사 전화 자체가 연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목표 표본 확보가 쉽지 않다.
중요한 것은 방식이 아니라 조사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는 일이다.
정치권 태도도 돌아봐야 한다. 일부 캠프가 여론조사 수치에 지나치게 집착하며 지지율 등락에 일희일비하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
여론조사는 선거 결과를 결정하는 지표가 아니라 민심의 흐름을 읽는 참고 자료다.
후보 진영이 이를 단순한 승패 경쟁이 아닌 민심 분석과 정책 전략 도구로 활용한다면, 여론조사는 충분히 공공적 가치를 지닌 도구가 될 수 있다.
지방선거는 지역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그 출발점이 되는 여론조사가 정치적 기술이 아니라 정직한 민심의 거울로 기능해야 한다.
조작된 숫자로 민심을 속이는 순간, 정치권은 시민의 심판을 피할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