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6-06-09 08:02:39

'비인부전' 인간 안된 자에게 주지마라

미디어발행인협 회장‧언론학박사 이동한
김경태 기자 / 2277호입력 : 2026년 03월 21일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URL복사

비인부전(非人不傳)이란 말은 인간됨에 문제가 있는 사람에게는 벼슬이나 재능을 주지 말라는 뜻이다. 이 말과 붙어있는 부재승덕(不才承德)이란 말은 재주나 지식이 덕을 앞서게 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비인부전 부재승덕이란 말은 중국의 5호 16국시대에 명필 황희지가 그의 제자들을 가르칠 때 한 말이다. 인격에 문제가 있는 사람에게는 직위나 기술을 전수하지 말며 지식이나 재주가 덕을 앞서게 해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중국의 5호 16국시대 300년 간은 난신 적자가 넘쳐나던 시대였다. 아무리 난세의 영웅 호걸이라 하더라도 인재 충신을 못 만나면 입국 양명을 할 수 없었다. 지금도 국가 흥망에는 인재가 필요하고 인재를 찾는데는 능력 보다 사람됨이 더 중요하다. '허준' 드라마에 보면 명의 유의태에게 친아들 유도지와 허준이 의술을 배우고 있었다. 어느날 과거를 보기위해 유도지와 허준이 한양으로 가던 도중 주막에 머물고 있었다. 그 때 한 사람이 병자를 엎고와 병을 고쳐달라고 했다. 유도지는 환자를 외면하고 한양으로 올라가 과거에 급제했다.

허준은 그 환자를 보실피고 그 마을 사람들의병을 고쳐주고 한양으로 달려 갔으나 과거 시작전에 도착하지 못해 과거를 보지 못했다. 이를 두고 스승인 유의태는 아들을 의원이 될 자격이 없다고 꾸짖었다. 허준은 의원의 도리를 다했다고 칭찬을 했다. 오직 의원은 명예와 돈을 보지않고 병자만을 보고 살아야 한다는 말을 하면서 비인부전이란 고사성어를 인용했다. 의술을 배우기 전에 먼저 사람의 인성을 갖추어야 하며 관직을 얻기 전에 인간됨을 먼저 준비돼야 한다는 뜻이다.

인성이 미비한 사람이 기술을 배우고 직위를 얻어 행사하므로 온갖 비리와 범죄가 세상을 어지럽게 하고 있다. 서양에는 의사의 윤리와 희생 정신을 강조하는 히포크라테스 선서가 있다. 동양에는 의사가 갖워야 할 제일 덕목인 환자를 긍휼히 여기는 마음을 지닌 최고 의원을 심의(心醫)라고 한다.

의사가 지녀야할 심성을 갖추지 못하고 환자를 대하고 있다면 그 의료 현장에는 상상할 수 없는 비윤리적 일이 생기게 된다. 사람됨이 없는 의사가 의술을 배우고 돈과 명예만 생각하고 환자를 대한다면 비인간적인 비행이 일어날 수 있다.

인간이 덜 된 사람에게 권력을 맡겼을 때 발생한 사건은 지난 역사 속에 참혹한 기록과 교훈으로 남아 있다. 폭군이 휘두르는 권력 행사로 죄없는 충신의 목숨이 날아가고 무모한 백성이 처참한 고난을 겪어야 했다. 지금도 이같은 비극의 반복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인간이 가정을 만들고 사회를 구성하고 나라를 바로 세운다. 인간이 문제다. 먼저 인간다운 인간이 되어야 한다.

인간을 출생시키는 곳은 가정이다. 그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곳이 학교다. 지금의 학교가 인간을 인간답게 교육하지 못하고 오히려 비인간을 양산하고 있다면 큰일이다. 지식과 기술을 가르치기 전에 인간이 되게 교육해야 한다. 주와 객, 목적과 수단이 전도된 교육을 멈추고 본연을 복원해야 한다. 

비인부전 부재승덕이라 했다. 인간 안된 자에겐 기술과 돈과 권한을 주면 절대 안되며 돈과 지위를 덕보다 앞세우면 결국 망한다는 것이다. AI 메타버스시대가 문명의 흐름을 격변시키고 있다. 사람과 유사한 외형에 인간처럼 행동하도록 설계된 휴먼로이드 로봇과 함께 살아야 한다. 인간보다 월등한 지식과 데이터를 장착한 로봇이 인간이 하던 일을 대신하게 된다. 그 로봇에게 인간의 고유한 본성인 인성과 덕성을 갖추고 생성형 지식을 사용할 수 있을 지는 장담할 수가 없다.

최근에는 로봇도 여러 로봇을 모아 두었더니 그 중에서 장을 뽑아 지휘를 하도록 하고 서로 관계와 질서를 유지하면서 공동체 목적을 이뤄 갔다고 한다. 앞으로 로봇 사회가 형성되고 로봇 공동체가 생기고 로봇이 기술 뿐만 아니라 연대를 하고 권력을 행사하게도 될 것이다.

인간들만 있을 때도 이렇게 분쟁과 살육이 벌어지고 있는데 인간처럼 말을 하고 행동하는 로봇이 많아지면 그 사회가 인간에게 어떤 불행을 가져 올지 예측할 수가 없다. 로봇에게도 지식과 기술을 장착하기 전에 인간의 인성과 덕성을 먼저 주입시키는 연구를 해야 할 것이다.

로봇에게 고도의 데이터와 지식을 주입하는 것 보다 상대를 위해주고자 하는 긍휼한 마음과 측은지심을 장착하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인간 관계를 잘 하고 상대를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 인생을 성공하고 행복한 삶을 산다. 세상에 나가기 전에 인간이 돼야 한다. 삶을 살기 전에 사람이 돼야 한다. 비인부전 한마디를 잊지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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