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6-06-09 05:09:59

'복차지계' 엎어진 앞수레를 명찰하라

미디어발행인협 회장‧언론학박사 이동한
김경태 기자 / 2291호입력 : 2026년 04월 10일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URL복사

복차지계(覆車之戒)는 앞의 수레가 뒤집히는 모습을 보고 뒤의 수레가 미리 경계한다는 뜻이다. 앞사람의 실패를 교훈 삼아 뒷사람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의미다. 중국 전한(前漢) 초기에 고조 유방(劉邦)의 서자로 제후에 오른 문제(文帝)가 어릴 때부터 수재로 소문난 가이(賈誼)를 태중대부로 승진시켰다. 중책을 맡은 가의는 국정 쇄신을 위해 많은 건의를 했다.

"앞수레의 엎어진 바퀴 자국은 뒷수레에 교훈이 된다.(前車覆後車戒)는 말이 있다. 저 옛날 하은주(夏殷周)시대를 돌아보면 왜 잘 다스렸는지 알 수 있다. 옛날의 교훈에서 배우지 못한다면 성인의 가르침을 어기는 것과 같아서 오래 영화를 누리지 못한다. 진나라가 일찍 망한 것을 눈앞에서 보았다. 진나라가 망한 것은 펴온 정책으로 알 수 있다. 이런 어리석음을 피하지 않으면 앞날이 암담하다. 그러므로 앞수레의 엎어짐을 보고 국가의 큰 계획을 세우고 대책을 세움이 마땅하다"라는 상소를 했다. 가의의 조언을 귀담아 듣고 나라를 다스린 문제는 중국 역사의 명황제가 되었다.

역사 속에는 나라가 망하고 집권자가 패하는 수많은 사례가 후대의 교훈으로 남아 있다. 중국의 장개석의 군대는 미군이 준 무기를 적군에게 팔아 술값으로 사용했다. 공산당 모택동 군대는 똘똘 뭉쳐서 국민을 위해 봉사했다. 장개석은 대만으로 피난가서 죽었다. 월남도 미군이 철수하자 월맹에게 쫓겨나 보트피풀의 난민이 됐다. 아프카니스탄도 미군이 철수하자 아수라장이 되고 나라를 재건할 수 있는 힘을 낼 수가 없었다. 근래에는 마두로 대통령이 체포된 배네수엘라는 망국의 혼란을 겪고 있으며 중동에서는 이스라엘과 이란의 미사일 공방의 불길이 타오르고 호르무즈 해협은 봉쇄되고 세계 경제는 충격을 받고 있다.

우리 나라는 북한의 핵 미사일 도발이 도를 넘은지 오래인데도 안보 불감증에 걸린 듯 하다. 유엔이 금지한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로 미국 본토를 위협하면서 남쪽을 적대국가로 도발 위협을 하고 있는데도 싸우지 않고 얻을 수 있는 평화가 최선이라는 태평 낭만에 빠져있다. 인질이 인질범에게 동화되어 그들에게 동조하는 비이성적 현상인 스톡홀름 증후군(stockholm syndrome)에 중독된 것이 아닐가. 정치인은 네 죽고 내 살자는 권력 투쟁에만 날밤을 세우고, 국민은 진영 논리와 밥그릇 싸움에 휩쓸리고, 군대는 군기가 떨어져 결사 국방의 의지가 없다면 독재 권력에 의한 강훈련으로 무장된 악바리 북한군을 감당할 수없다.

통일 신라의 김유신은 고구려와 백제가 어떻게 망했는지 잘 안다. 고려의 왕건은 통일신라가 왜 패망했는지 잘 알고, 조선의 이성계는 고려가 멸망한 원인을 잘 안다. 대한민국 국민은 조선이 일본의 식민지가 된 뼈아픈 원인을 알고 있다. 왕권 독재와 당파 분쟁에 빠진체 격변하는 주변 정세에 대응 못한 것이다. 엎어져 죽어간 앞의 수레를 훤히 보고도 같은 실수를 반복한 결과였다. 

가까운 사례를 살펴보자. 진보 쪽에는 노무현을 보고 문재인이 이어 갔고, 문재인을 보고 이재명이 나아 갔다. 보수 쪽에는 이명박을 보고 박근혜가 이어 갔고 박근혜를 보고 윤석열이 나아 갔다. 그런데 앞에 간 수레가 이렇게 하면 안된다고 경고를 하고 있는데도 그 과오를 반복하고 있다.

앞 서간 수레가 대형 사고를 치고 불을 깜박깜박하고 있는데도 또 그 사고를 재발하는 것은 무슨 마법이 작용된 것일가. 진보 정권이 추진해온 대북 정책의 결과는 북한의 핵 미사일 무장강화를 도와준 것 뿐이다. 이래도 앞수레의 사고를 반복할 것인가. 보수 정권은 자기 정권을 도중에 진보 세력에 빼앗기는 실패를 반복했다. 보혁 어느 편의 잘잘못을 따지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어찌하여 실패를 두번 세번 반복하고 있는냐는 것이다. 대통령에 취임한 윤석열도 이 자리가 잘 못하면 죽어나가는 자리라는 생각을 못했을가. 부인에게 준 명품백이 독극물인 줄 왜 몰랐을가.

현직 대통령 이재명도 앞차가 간 궤도를 잘 봐야 한다. 앞수레의 경계와 교훈은 비록 왕조가 바뀌고 정권이 교체되는 곳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인간이 생존해온 동서고금의 사회 어느 곳에도 있다. 직장에서도 앞 사람의 성공과 실패에 대한 교훈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반복할 일은 앞사람의 성공 비결이며 절대 반복해서는 안될 것은 앞사람의 실패 원인이다. 엎어진 앞수레를 명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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