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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이상합니다. 월드컵만 임박하면 꼭 살아나네요." 78번째 한일전이자 7회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결승전처럼 열린 두 팀의 맞대결이 끝난 뒤 현장에서 만난 일본 기자가 한숨과 함께 고개를 갸웃하며 전한 말이다. 그는 "월드컵과 월드컵 사이, 대략 3년 동안은 내내 일본이 앞서 나가는데 대회가 임박하면 서서히 따라잡혀 결국 본선에서는 우리가 밀린다"는 하소연을 전했다. 한국의 승리를 축하하며 패한 일본 대표팀을 질책하는 의미가 내포된 발언이었지만, 사실 '팩트'이기도 하다. 한국은 지난 16일 일본 도쿄의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대회 최종 3차전에서 전반 3분 만에 선제골을 내줬으나 이후 완벽하게 경기를 지배, 4-1이라는 대역전승을 만들어냈다. 대회 득점왕에 오른 김신욱이 2골을 폭격했고 정우영의 환상 프리킥 그리고 염기훈의 '산책 세리머니'까지 종합선물 세트가 펼쳐졌다. 한국은 '역대급 한일전' 결과와 함께 우승컵까지 거머쥐었으니 최고의 기억이 됐다. 반면 자국에서 환호성을 지르려던 일본 대표팀과 스타디움을 채운 3만6000여 관중들은 최악의 토요일이 됐다. 일본이 한국을 상대로 4골을 허용한 것은 1979년 서울 동대문운동장에서 열린 한일 정기전(4-1 한국 승) 이후 38년 만인데, 이번에는 안방에서의 결과였으니 충격이 더 컸다. 이 결과로 인해 양팀 감독과 대표팀의 희비가 자연스럽게 엇갈리게 됐다. 경기를 앞두고 만난 니칸스포츠의 고스기 마이 기자는 "우리 매체의 방향이 (할리호지치에 부정적)그쪽 이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도 할리호지치의 입지가 불안한 상황이다. 만약 한일전 결과가 좋지 않다면 더 비판을 받게 될 것"이라면서 "대회 전체적으로는 관심이 많이 없었지만 그래도 한일전은 다르다. 이 경기에 대한 주목도는 크다"고 전한 바 있는데, 그들 입장에서는 엎친 데 덮친 결과가 됐다. 또 다른 기자의 반응은 퍽 흥미롭다. 한국축구에 대한 기사를 한국 매체에 기고할 정도로 한국축구에 대한 관심이 높은 칼럼니스트 요시자키 에이지는 "또 역사가 반복되는 것 같다"면서 웃었다. 그가 말하는 '역사의 반복'은 월드컵이 임박하니 한국축구가 살아난다는 것이었다. 그는 "이상한 일이다. 한국축구는 내내 일본에게 밀리다가도 대회 6개월 전부터 뭔가 달라진다. 그때부터는 일본과 엇비슷한 수준이 되고 결국 본선에서는 일본보다 우위를 점한다. 설명하기 힘든 일"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그는 하나의 월드컵이 끝나고 다음 월드컵이 열리기 전까지, 대략 3년 동안은 일본이 FIFA 랭킹이나 전체적인 경기력에서 한국보다 우위를 점한다고 평했다. 크게 부인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월드컵에서는 한국이 늘 일본에 앞선다고 전했다. 일본은 한국 때문에 본선에 나가지 못한 일도 많았고, 본선 성적도 한국에 뒤처진다. 에이지씨는 "일본 축구가 월드컵 본선에서 한국보다 성적이 앞섰던 것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이 유일하다"고 했다. 당시 한국과 일본은 나란히 조별예선을 통과해 16강에 올랐다. 8강은 공히 실패했다. 한국은 16강에서 우루과이에 1-2로 졌고, 일본은 파라과이와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3PK5)로 석패했다. 승부차기는 공식 기록이 무승부로 잡히고 이에 따라 그해 월드컵에서 일본은 9위, 한국은 15위에 올랐으니 그들이 앞선 것은 사실이다. 그는 "이번 한일전에서 보여준 한국의 경기력은 객관적으로 일본보다 앞섰다. 뭐라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한국은 벼랑 끝에 몰리면 똘똘 뭉쳐서 놀라운 힘을 발휘하는 것 같다. 지난 11월 콜롬비아와의 평가전(2-1 승) 때도 그러했다"고 전한 뒤 "일본 축구는 그런 측면에서 확실히 부족하다. 스스로를 극한의 상황으로 몰아세우고 집중력을 키우는 면은 약하다"는 말로 본선에서 두 나라가 차이를 보이는 이유를 에둘러 설명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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