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지방자치 실시 35년이 지났으나 법·제도적 미비로 아직도 8 대2 구조의 열악한 지방재정으로 중앙정부 시녀 노릇만 하고 있다. 거기다가 정치 권력과 중앙정부에서 지방 분권을 내놓을 진정성도 별로 없는 듯하다. 또한 지역 주민의 지방자치 주권 의식이 부족해 주민자치 참여가 저조하고 자치 역량도 부족한 편이다.
총체적으로 지방자치 분권과 주민자치가 부실한 것은, 근본적으로 재정이 열악하기 때문이다. 지방에서 결정할 일이 별로 없다. 중앙정부 정책에 따라 집행하기 일쑤다. 재정 자립도 20%가지고 지방 실정에 필요한 자율적 사업을 할 여력이 없다. 그것마저도 가서 빌어야 한다. 서울사무소를 두고 로비를 잘해야 실력 있다고 한다.
지난 6.28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임미애 의원과 정춘생 의원이 ‘지방자치 30년 평가와 과제’ 토론회를 했다. 껍데기 지방자치를 타개 하려면 전면적인 재정분권 시행과 자치분권형 개헌 등으로 법·제도적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고 보조금도 중앙정부 결정에 따라 지방비 매칭 부담을 강제로 떠안는 폐단을 지적했다.
헌법 제117조 제1항은 ‘지방자치단체는 주민 복리에 관한 사무를 처리, 재산을 관리하며, 법령의 범위 안에서 자치에 관한 규정(조례, 규칙)을 제정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예를 들어 최근 부산시관광객이 40%나 급증해도 지방정부 재원으로 끌어들일 방법이 없다고 한다. 바로 조세법률주의 때문이다. 국회 입법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외국에서는 지방조례로 관광세와 입항세 등을 징수해 그 지역 관광인프라 관리와 확장에 재투자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더라도 그 지역 재정수입이 안 되고 중앙정부의 교부세에 의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니까 지방자치·분권형 헌법 개정과 지방자치법, 재정법, 세법 등을 하루빨리 재정비(개정)해야 한다.
대한민국 헌법에 지방자치를 보장하나 주민 주권이나 결정권 규정은 없다. 지방자치법에도 주민 주권과 주민자치회 규정은 없다. 조세법률주의에 따라 ‘법령의 범위 안에서 자치에 관한 규정(조례, 규칙)을 제정할 수 있다’고 명시돼 지방자치 재정 분권에 족쇄를 채우고 있을 뿐이다. 지방분권형 개헌이 시급한 이유다.
빛바랜 대한민국 헌법에는 노동자도 없다. 근로기준법의 근로자란 말이 10여 회 명시돼 있을 뿐이다. 일제 강점기에도 있던 ‘노동절’을 1963년 3공화국 시절에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근로자의 날’로 바꿨다. 종속관계의 근로자만 있을 뿐 자주적 노동자는 없다. 노동법의 ‘노동자’와 ‘노동절’로 재정립해야 사회정의가 되살아난다.
한편, 이런 중앙정부와 법·제도적 개선 외에도 지방자치 중심축인 주민자치도 근본적으로 재정립해야 한다. 아직 제대로 정착되지도 않은 제도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므로 읍·면·동에서 중복된 이·통장협의회, 체육회, 새마을(부녀)회, 환경단체 기능과 관계 정립부터 해나가야 주민자치(위원)회가 제자리를 잡을 수 있다고 본다.
선발주자인 대도시에는 주민자치회로 정착된 지역이 많지만, 농촌지역은 후발주자로 기성 단체들과 정체성을 확립하는 관계 정립이 어려운 실정이다. 다시 말하면 이·통장협의회, 체육회, 새마을(부녀)회, 환경단체 등과 중복되는 기능을 주민자치(위원)회 중심으로 정립 해나가는데 이해관계로 갈등이 불거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분권이 지방소멸을 막는다. 수도권 1극 집중을 해소하는 근본 대책이다. 35년이나 재정 분권을 못 한 원인으로 수도권 블랙홀과 지방소멸이 닥쳤는데, 광역지방 통합으로 해결하려는 것은 오판이다. 풀뿌리를 튼튼하게 살려야 자생력이 생긴다. 지방자치단체에 재정, 조직, 인사 등 자율적 자치분권부터 확실하게 선행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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