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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의 삼성전자


세명일보 기자 / 입력 : 2018년 04월 26일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URL복사

베트남 하노이 서북쪽 박닌성의 삼성전자 베트남 공장에는 2만4000명의 베트남직원이 일하고 있다.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는 직원들 한 손에는 숟가락을, 다른 손엔 젓가락을 들고 있었다.  두 손으로 식사하니, 속도도 빨라 보였다. 손재주가 뛰어난 베트남 사람들은, 휴대전화 만드는 작업을 빨리 익히는 편이다.
삼성전자는 2008년 경북 구미의 휴대전화 사업장을 확장하는 방안과,  해외에 공장을 신설하는 방안 두 가지를 놓고 검토한 끝에 베트남 진출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베트남의 인건비는 아주 싸다. 고졸 여직원들의 월 급여(초과근로수당 포함) 는 베트남이 353달러로, 한국(3715달러)의 10분의 1도 안 된다.
이 회사는, 2012년 베트남 에서, 1만9665명의 직원을 뽑았다. 같은 기간, 구미공장 채용 인원은, 고작 175명이다.  공장 인근 200km 이내의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에서, 고교 졸업생을 모집하지만 대부분 공장 일에는 손사래를 친다. 너도 나도 대학문을 두드리고, 취업희망자들은 서울 쪽과 업종도 서비스업을 선호한다.
사정이 이러니 왜 해외로 나가느냐고  기업들 탓하기 어렵다. 업무 숙련 속도는, 초기에는 한국 근로자가 빠르지만 베트남 직원들도 3개월 지나면 엇비슷해진단다. 냉방 시설이 갖춰진 공장이, 집보다 훨씬 시원해 직원들이 잔업 더 시켜 달라는 판이다.
베트남 정부는, 삼성전자에 공장부지 112만4000m2(약 34만 평)를 공짜로 내놨다. 법인세는 4년 동안 한 푼도 안 내고 이후 12년간 5%, 다음 34년 동안 10%를 내면 된다. 한국(22%)과 비교가 안 된다. 수입관세와 부가가치세는 면제, 전기·수도·통신비는 절반 수준이다. 정부가 통제하니, 노조가 파업해도, 4시간하고 대충 끝낸다.
베트남 정부는 2만여 명에게, 번듯한 직장을 선사한 한국 대기업에 무척 고마워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호찌민에 1조 원을 들여, 가전공장 건설도 추진하고 있다. 축구장 100개만 한 크기다. 비즈니스 환경을 개선할 생각은 않고, 대기업의 애국심에만 호소하기에는, 세계가 너무 가까워졌다.
정부의 규제와 노조의 횡포에 휘둘리는 것보다 임금이 싼 해외로 이전하지 않는 것이 도리어 이상하다. 삼성전자 본사가, 국외로 이전한다면, 막을 방도가 없다. 당신은 이 나라를 사랑합니까?  한국은, 못난 조선이 물려준, 척박한 나라입니다. 지금 백척간두 벼랑 끝에 있습니다. 그곳에는 선한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헤지고 구멍 나 ,비가 세고 고칠 곳이 많은 나라입니다. 버리지 마시고, 절망으로부터 희망의 날개를 달아 주소서. 어떻게 여기까지 온 사람들입니까. 험난한 기아의 고개에서도 부모의 손을 뿌리친 적 없습니다. 아무리 위험한 전란의 들판이라도, 등에 업은 자식을 내려놓지 않았습니다.
남들이 앉아 있을 때 걷고, 그들이 걸으면 우리는 뛰었습니다.  숨 가쁘게 달려와, 이제 의 식 주 걱정이 끝나는 날이 눈앞인데 그냥 추락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지금이 벼랑인 줄도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어쩌다가 북한이 핵을 만들어도 놀라지 않고, 수출액이 5000억 달러를 넘어서도, 웃지 않는 사람들이 되었습니까? 거짓 선지자들을 믿은 죄입니까?  남의 눈치 보다 길을 잘못 든 탓입니까?  정치의 기둥이 조금만 더 기울어도,  시장경제의 지붕에 구멍 하나만 더 생겨도, 법과 안보의 울타리보다 겁 없는 자들의 키가 한 치만 더 높아져도, 그때는 천인단애의 나락입니다. 비상(非常)에는, 비상(飛翔)해야 합니다.
싸움밖에 모르는 정치인들에게는, 비둘기의 날개를 주시고,  살기 팍팍한 서민에게는, 독수리의 날개를 주십시오.
주눅 들은 기업인들에게는, 갈매기의 비행을 가르쳐 주시고, 진흙 바닥의 지식인들에게는, 구름보다 높이 나는 종달새의 날개를 보여 주소서. 그들을 날게 하소서,  뒤처진 자에게는 제비의 날개를, 헐벗은 사람에게는, 공작의 날개를, 홀로 사는 노인에게는, 학과 같은 날개를 주소서. 그리고 남남처럼 되어 가는 가족에게는,원앙새의 깃털을 내려 주소서.  이 사회가 갈등으로 더 이상 찢기기 전에, 기러기처럼 나는 법을 가르쳐 주소서. 소리를 내어 서로 격려하고, 선두의 자리를 바꾸어 가며 대열을 이끌어 가는, 저 따스한 기러기처럼 우리 모두를 날게 하소서. 그래서 이 나라를 사랑하게 하소서!

▲ 이 어 령 / 전 문화부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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