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6-04-21 23:07:46

삼국역사의 메카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세명일보 기자 / 입력 : 2018년 05월 22일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URL복사

삼국사기의 집필 책임자인 고려 인종 때 중신(重臣) 김부식과 삼국유사를 지은 인연(속명?김견명)스님은 우연의 일치겠지만, 두 분다 신라왕의 후예인 경주 김씨다.
경주 김씨의 핏속에는 역사의식에 대한 D.N.A가 강한 것 같다. 이 글을 적는 필자(나)도 경주 김가다.
중국 한나라 무제 때 역사 쾌저 ‘사기’(사마 천)이 있는데, 삼국사기도 이에 비견할 만한 체제와 내용을 갖춘 자랑스런 우리나라 정신문화재다.
삼국사기 원본이 아닌 한글번역본(약800쪽)을 두 번 읽었다. 딴 사람들이 삼국사기를 사대주의네, 친신라적이라 무작정 걸고 넘어지지만, 필자(나)는 전혀 그런 걸 느낄 수 없었다.
어떤 역사서적은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내가 읽은 삼국사기는 재미가 달콤한 연애소설을 앞질렀다. 특히 삼국사기 열전(명신?위인전)에는 열전 전체 분량의 ⅔가 김유신 장군을 집중 서술하고 있다. 혹자는 김부식의 신라 편애로 평가절하 하는데 단견(짧은 소견)의 극치다. 김부식은 신라의 삼국통일의 중요성을 똑바로 파악한 혜안으로 우리 역사를 제대로 읽은 공정한 기록이다.
고구려 열전 속의 바로 바보온달은 겸손과 잠재능력의 중요성을 알려 주며, 온달사모님, 평강공주는 소신이 뚜렷하고 부왕(父王)이 제시한 혼처(婚處)를 정중(?)하게 거절하고 그땜에 궁중에서 축출당하고, 심심유곡의 온달의 오두막을 찾는다. 학문과 무술을 겸비한 억센 고구려 여성으로 계발이 덜 된 온달을 사정없이 닦달하여 평원왕 때 고구려 제일의 명장으로 키웠다.
여왕이 없는 고구려지만 평강공주는 고구려의 여왕감이다. 온달과 평강공주의 신분을 초월한 지순지애한 사랑은 죽음까지 초월한다. 온달의 고구려 고토탈환을 자청하고 출정했지만, 신라의 강궁(强弓) 앞에 온달의 고토회복은 허무하게 끝났다.
고토수복이 하늘에 사무쳐, 온달의 시신이 땅에 떨어지지 않았는데, 평강공주가 널을 어루만지며 ‘죽고 사는 것이 끝났는데, 이제 저와 같이 돌아갑시다.’하니 널에 바퀴가 달린 것처럼 시신을 옮기게 되었다. 평강공주의 사랑어린 애소는 죽은 온달을 움직이게 한 것이다. 6세기에 했던 알콩달콩한 온달?평강의 지고지순한 사랑은 21세기를 사는 우리 가슴을 따뜻하게 해준다.
일제 때 단재 신채호는 민족사관을 계발하여 김부식을 사대주의자로 몰아 난장을 쳤다. 신채호는 신라의 삼국통일의 큰 성과를 부정하고 비하했다. 김부식의 ‘묘청의 난’을 정벌한 것을, 사대주의자가 자주독립파를 무찌른, 있어선 안 될 역사라고 단호하게 저주했다. 서경묘천 반란 토벌을 ‘조선 천년이래의 대사건’이라 하여 김부식을 저주(?)했다. 사대주의자(김부식)가 민족주의자(묘청)을 이겨, 자주국가 못 이루고, 사대주의가 고착됐다고 독단을 했다. 묘철을 사실과 다르게 미화하여 옹호하고 국가를 위해 애국지성을 다한 김부식의 공로를 인정하지 않고, 터무니없이 매도하고 있다.
역사적 사실을 삐딱하게 관찰하면 빛나는 역사를 부끄러운 역사로 만드는 어리석음을 범하게 된다. 묘청의 난은 자주애국운동이 아니라, 정권쟁탈을 위한 평범한 정치공작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삼국사기는 내용이 과학적이고, 기록 내용(사실)도 정확하다. 신라 건국시기를 B.C 57년이라 한 것을 조작이라고 강변하는 이들이 많다. 근년 경주 조양동 대장간터가 발견됐는데 기원전 (B.C) 2세기 유적임이 밝혀져, 신라건국은 B.C 57년보다 올라 갈 수도 있을 것이다.
‘삼국유사’는 일연이 충렬왕(1285년) 때 편찬했다. 삼국유사는 내용이 정치보다, 불교와 설화중심으로, 정신문화?문학 연구에 더 없이 소중한 보배로운 쾌저다.
가장 중요한 기록은 단순설화이다. 민족의 뿌리인 단군설화 한 편만 해도 삼국유사는 우리 역사의 보배다.
금상첨화로 신라 향가 14수(편)이 실렸는데, 그 중 ‘제망매가’와 ‘노인헌화가’는 인생달관과 신비로움이 돋보인다. 신라향가시집?삼대목(888년 편찬)이 실종(실전)된 아쉬움을 달래준다.
조신스님 이야기는 하룻밤 꿈 속 사랑으로 사랑의 시작과 종말을 뜨겁게 일깨워주는 구성이 돋보인다. 하룻밤 꿈 속 사랑으로 속세의 헛된 꿈에서 깨어나 조신(調信)은 스님으로 정진했다. 이야기 꿈 문학으로 이 땅 첫째다.
삼국유사는 신라 통일전쟁이 당나라에 대한 신라 증언을 확실하게 해준다. 당교전설(상주)?문무대왕 해중왕릉(경주 감포)이 그것이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는 상호보완 관계며, 쌍둥밤같다고나 할까.
(2018년 5월 16일 9시 34분)

▲ 김 시 종 시인 / 국제PEN클럽 한국본부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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