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6-11-03 01:07:42

김정은을 백악관에 초대할 수 있다고


세명일보 기자 / 입력 : 2018년 06월 10일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URL복사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국무위원장을 백악관으로 초대할 수 있다는 요지의 말을 해서 화제가 되고 있다.
7일 아베 총리와 미·일정상회담이 끝난 후 기자들이 '(북·미) 회담이 잘 된다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미국으로 초청할 것이냐'고 질문하자 트럼프가 "회담이 잘 된다면 (초청이) 잘 받아들여질 것이고, 그(김정은)가 매우 호의적으로 볼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어 기자들의 “그러면 백악관이냐, 플로리다 마라라고냐”라는 질문에 트럼프는 “아마 백악관에서 먼저 시작할 것이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쏟아내는 말은 종잡을 수가 없다. 오는 12일 트럼프·김정은의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지만 비핵화를 놓고 쟁점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이번 회담이 성공할 수 없다는 회의론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지만 종잡을 수 없는 트럼프의 말에서도 그의 심리 흐름은 짐작할 수 있다. 바로 그가 원하는 것(북한비핵화)을 위해서는 채찍과 당근을 흔들면서라도 정상회담의 불씨를 살리려는 모습을 보게 된다.  
역설적이지만 트럼프의 북한 흔들기를 통해 김정은이 북·미정상회담에 집착을 보이는 것을 알 수 있었고, 그게 비핵화 의지를 반영하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를 걸어 볼 수도 있게 됐다.
이런 맥락에서 트럼프가 김정은을 백악관으로 초대하고, 김정은이 백악관이든 플로리다든 미국을 방문하는 것이 불가능한 일이라고 치부하고 싶지는 않다. 이번 트럼프와 김정은의 싱가포르 대좌는 종래의 상식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비정상 정상회담’이라 할 수밖에 없다. 
2016년 6월 15일 트럼프는 애틀랜타 공화당 예비선거 유세에서 북한 핵문제를 거론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힐러리가 한 게 뭐 있냐? 아무것도 얻은 게 없다. 김정은이 오면 만나겠다. 10~20%의 찬스만 있다면 그와 얘기할 수 있다. 국빈 만찬으로 대접하진 않겠다. 회의실 테이블에 앉아서 햄버거를 먹으며 거래를 할 수 있다.”
그때 트럼프는 공화당 후보로 거의 확정된 상황이었고, 힐러리 클린턴 역시 민주당 후보가 확실시 된 상태였다. 오바마 정부의 첫 국무장관이었던 클린턴 후보가 공직경험이 거의 없는 트럼프의 외교 능력을 과소평가하자, 트럼프는 클린턴을 향해 ‘초자 아마추어’라고 역공하면서 쏟아낸 말이었다. 다분히 선거유세 허풍 같은 것이었다.   
누가 내일 일을 얘기하면 귀신이 웃는다고 했던가. 그로부터 꼭 2년 후 트럼프와 김정은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조우한다. 햄버거를 같이 먹을 것 같지는 않지만.
12일 오전 10시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북·미 정상회담에 전 세계인의 이목이 쏠려 있다. 미국이 원하는 것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북한핵폐기(CVID)이고, 북한이 원하는 것은 미국으로부터 확실한 북한체제 보장(CVIG)을 받는 것이다. 전망은 맑지도 흐리지도 않는 것 같다.
분명한 것은 트럼프가 정상회담이 여러 번 있을 수 있다는 언질을 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김정은만 아니라 미국인들에게도 무슨 메시지를 띄우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일 김정은 위원장의 편지를 들고 미국을 방문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을 백악관으로 맞아들여 80분간 대화하고 배웅하는 환대 모습이 미국과 한국에서 화제가 됐다. 김영철은 천안함 폭침 등과 관련하여 미국 국무부가 미국 입국을 거부하는 제재 대상이다. 이런 일을 보면서 향후 어느 때 김정은이 백악관을 방문할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해본다. 
이번 북·미정상회담은 성공하든 실패하든 역사적 사건이 될 것이다. 북한이 과거, 현재, 미래의 핵을 국제기구의 자유로운 감시아래 완전히 폐기하고, 미국이 평양에 대사관을 개설하는 국교정상화까지 간다면 국제정치사의 한 획을 긋는 일이 될 것이며, 오늘을 사는 한국인과 북한 주민에게 큰 축복이 될 것이다. 회담이 파탄나면 한반도는 물론 동아시아에 어떤 비극이 벌어질지 모른다.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떠오르는 두 명의 미국인이 있다. 바로 40년 전 미·중 국교정상화의 길을 열었던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과 월가의 투자가 조지 소로스다. 이들은 2016년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후 각각 다른 견해를 내놨다.  
“도널드 트럼프는 경이로운 인물이며 미국을 위해, 그리고 미국의 대외관계에서 대단한 기회를 만들 것이다.” 키신저 박사(94)의 전망이었다.
“도널드 트럼프는 사기꾼이자 잠재적 독재자다. 자기모순이 가득한 인물이며 실패할 것으로 확신한다.” 소로스(88)의 예측이었다.
키신저와 소로스의 예측은 물론 미국 대통령으로서 트럼프의 전반적인 능력을 평가한 것이지만, 북한 비핵화 문제에 한정해 보면 머지않은 장래 누구의 말이 맞는지 드러날 것이다.  
한국인의 입장으로서는 잘 되기를 바라고 잘 될 것으로 보지만, 잘 안 됐을 경우에도 대비하는 자세와 지혜가 필요하다.

▲ 김 수 종 / 뉴스1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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