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6-04-22 08:03:54

지구촌 ‘풍요의 역설’…산업기상도 ‘흐림’

공급과잉보호주의 탓…IT·가전·정유 ‘구름조금’공급과잉보호주의 탓…IT·가전·정유 ‘구름조금’
뉴시스 기자 / 입력 : 2016년 10월 10일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URL복사
전세계, 전업종에 드리워진 풍요의 역설(공급이 많아 풍요로워졌음에도 일감 줄고 빈곤해진다) 때문에 우리 산업의 기상도 역시 여전히 부진한 '흐림'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발 공급과잉에 세계각국의 보호무역주의까지 겹쳐 우리산업의 앞날이 어둡다는 것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0일 최근 10여개 업종별 협‧단체와 공동으로 '4분기 산업기상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부진한 상황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IT·가전, 정유·유화 업종은 그나마 좋은 편인 '구름조금'으로 나타났다. 다만, 철강, 기계, 섬유·의류, 건설은 '흐림'으로, 그리고 자동차와 조선 업종은 '겨울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됐다.대한상의에 따르면 그동안 PC 저장장치 시장을 지배해 온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를 낸드 플래시 메모리 반도체가 탑재된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가 빠르게 대체중이며, 4분기엔 낸드 반도체 판매량이 50.9% 증가할 전망이다. 대형TV 수요증가로 디스플레이 시장 전망도 괜찮은 편이다. 다만,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보급률이 76%에 육박해 성숙기에 접어들어 고속성장은 어려울 전망이다.유가가 적정수준을 유지하면서 정유·유화업종은 '구름조금'으로 예보됐다. 한국기업들은 석탄, 셰일가스보다는 석유에서 에틸렌을 추출하는데 저유가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비용구조가 갖추어졌다는 말이다. 에틸렌은 유화산업의 '쌀'로 불리는 기초원료로, 이 에틸렌을 다시 가공해 페트병, 타이어, 플라스틱 등을 만든다. 또 인도 자동차시장 확대로 4분기 정유 수출물량은 전년대비 3.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중국의 에틸렌 자급률이 높아져 대중수출이 점차 줄어들 것이란 우려도 있다.철강 과잉공급으로 통상분쟁이 진행 중인 철강업종은 '구름'으로 예보됐다. 미·중간 무역분쟁 여파로 한국제품에 대해 50% 내외의 관세가 매겨졌고, 인도, 태국, 대만 등 신흥국도 수입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갈 곳 잃은 중국산 철강의 덤핑공세도 계속되고 있다. 다만, 중국의 과잉생산 해소를 위한 구조조정이 가동되면 숨통이 트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섬유·의류 업종 역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단가가 하락하는 등 '구름'으로 예보됐다. 업계는 "10년전만 해도 5~6달러이던 면니트 셔츠가 지금은 3달러로 반토막났다"고 전했다. 과거 내수를 주도했던 아웃도어 시장도 포화국면에 접어들었다.조선, 자동차 등 전방산업 부진으로 기계업종도 '구름'이다. 내수는 조선업 구조조정, 생산기지 해외이전 등으로 전망이 좋지 못하고, 최대 수출처인 중국시장도 수요부족으로 초과공급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지방주택의 과잉공급 조짐이 나타나는 건설도 '구름'이다. 구조조정 지역의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지방 미분양주택은 올해 8월까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50% 늘었다. 해외건설도 저유가 영향의 중동지역이 어려워지면서 올해 9월까지 46% 감소했다. 파업, 공장이전, 개별소비세 종료 등 악재가 겹친 자동차 업종은 '비'로 예보됐다. 노조 파업으로 대규모 생산차질액이 발생했고, 최근 준공된 멕시코공장, 중국 창저우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서 4분기 국내 생산량은 10.5% 감소할 전망이다. 개별소비세 인하혜택이 종료돼 4분기 국산차 내수판매는 전년 동기대비 21.4% 감소할 전망이다.수주가뭄이 지속되고 있는 조선 업종도 '비'로 전망됐다. 실제로 8월까지 세계 전체의 누적 수주량은 전년대비 68% 감소한 가운데 한국의 수주도 87% 급감했다. 조선사의 ‘남은 일감’을 뜻하는 수주잔량도 2003년 10월 이래 최저를 기록하고 있어 업계는 이같은 분위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는 "올해도 어렵지만 일감이 바닥날 내년이 더 걱정"이라고 전했다.이종명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최근 전체 업종에 걸쳐 글로벌 공급과잉으로 전반적인 교역량이 감소하고 한국산업의 입지도 좁아지고 있다”며 “기존산업의 고부가가치와 새로운 분야와의 융합 등을 통해 기존의 사업영역을 파괴하고 새로운 핵심역량을 강화해나가는 노력이 절실한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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