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017년 연구·개발(R&D) 투자액 기준으로 독일 자동차 업체 폴크스바겐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은 11일, 글로벌 1000대 기업의 2017년 R&D 투자 현황을 분석한 스코어보드를 발표했다.
글로벌 1000대 기업정보는 유럽연합(EU)집행위원회가 발표하는 'EU 산업별 R&D 스코어보드(EU Industrial R&D Scoreboard) 보고서'를 활용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R&D 투자액 기준 '세계 1위' 기업으로 이름을 올렸다. 전체 매출액 대비 7.2%인 134억 유로를 투자하며 전년(4위) 대비 3계단 상승했다.
또 매출액의 5.5%인 26억 유로를 투자한 LG전자는 순위가 전년의 50위에서 53위로 떨어졌다. SK하이닉스는 매출액의 8.3%인 19억 유로를 투자하며 전년의 83위에서 67위로 순위가 높아졌다.
현대차는 18억 유로, 기아차는 12억 유로를 투자, 각각 73위와 118위를 차지했다. 그 뒤로 LG화학이 7억 유로를 투자하며 198위로 전년의 227위보다 순위가 29계단 상승했다.
이밖에 현대모비스(220위), 한국전력(223위), 삼성SDI(293위), 한화(301위), 두산(302위), 포스코(312위), KT(349위), 삼성전기(366위), SK이노베이션(485위), 엔씨소프트(498위), SK텔레콤(523위) 등의 순이다.
우리나라는 25개 기업이 모두 267억 유로를 투자, 순위가 7위에서 6위로 올랐다. 세계 1위는 미국으로 319개 기업으로 가장 많았다. 미국은 2520억 유로를 투자, 글로벌 1000대 기업 전체의 37.9%를 점유했다.
사업별로 R&D투자가 가장 많은 사업분야는 '제약·바이오'로 전 산업의 18.9%를 차지했다.
R&D투자 대비 고용증가율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기업의 고용증가율은 3.72%로 두 번째였다. 전년대비 고용증가율은 프랑스가 4.22%로 가장 높았고 한국, 독일, 미국, 일본, 중국 순으로 집계됐다.
고용 증가율이 가장 높은 산업 분야는 '스포트웨어·컴퓨터 서비스'로 전년대비 5.77% 증가했다. R&D 투자와 고용이 모두 증가한 산업은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자동차 산업이었다.
한편 중국기업의 R&D투자 상승폭은 최근 몇 년 사이 두드러졌다. 이는 '중국제조 2025' 전략 추진 및 4차 산업혁명 대응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R&D 투자 상위 글로벌 1000대 기업에 중국 기업 수는 120개로 전년대비 20개 늘었다.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는 지난해 113억 유로를 R&D에 투자해 세계 5위에 올랐다.
중국의 3대 인터넷 서비스업체인 바이두(27.2%), 알리바바(33.4%), 텐센트(33.4%) 등 BAT는 지난해 두 자릿수의 R&D 투자 증가율을 기록했다.
김현철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정책기획팀장은 "중국 내 주요 기업들이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분야 기술 선점을 위해 선제적으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범수 기자 news1213@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