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6-11-04 11:59:46

(세명 칼럼) 정월대보름의 추억


황보문옥 기자 / 1101호입력 : 2021년 02월 20일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URL복사
세명일보 대구경북본부장 황보문옥

정월대보름의 추억이 가끔씩 기억의 뇌리를 스칠 때마다 정감어린 추억이 안개처럼 흐느적 거린다. 정월대보름에는 뭐니뭐니해도 오곡밥을 지어 먹는 풍습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오곡밥을 먹으면서 한 해의 안녕을 빌면서 부럼을 깨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달집을 태우는 풍습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히나리와 청솔가지를 묶어서 섶으로 올려놓고 달집을 태운다.
허연 뱃고동처럼 뿜어서 나오는 연기 속에서 살이 찢긴 나무들 뼈마디 내려앉는 소리가 무르익으면 온 마을 사람들이 치솟는 불길 주위를 맴돌면서 환희에찬 저마다 춤사위를 펼친다.
신명난 잔치가 무르익으면 설레는 마음마다 불기둥처럼 넘실거리는 소원을 쓴 부도난 어음쪽지같은 종이들이 불티로 튕겨 잠자는 하늘을 깨운다. 달맞이꽃처럼 다소곳이 고개 숙이고 둥근달을 보면서 저마다 소원을 비는 마음마다 보름달처럼 차오르는 희망의 빛이 출렁인다.
특히 동네마다 연싸움으로 얼레를 풀렀다 당겼다하면서 제각기 솜씨자랑으로 하루해가 지는 줄도 모른다. 또한 액운을 날려 보낸다고 해서 연의 줄을 끊고 멀리 날려 보내는 풍습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연줄을 끊은 연을 하늘에서 흐느적거리면서 멀리 날아가는 연을 보면서 한 해의 안녕을 빌곤 하였다.
마을마다 풍물패를 조직하여 농사는 천하지대본이란 큰 깃발을 펄럭이면서 각 가정마다 지신밟기로 한 해의 행운을 빌었다. 신나는 풍물패의 장단에 어깨가 으쓱거렸다.
“올 해도 건강하고 행복하게 하소서! 어허야 어허야 지신이나 밟아주소!”
풍물패의 구성진 함성이 온 마을에 메아리 쳤다. 이렇게 즐겁고 풍요로운 명절인데 여기저기서 안타까운 목소리가 들려온다.
지난해 추석에 이어 이번 설역시 고향의 친지 방문이 어렵게 되었다. 수도권은 2단계 거리두기의 핵심 방역조치로 5명이상 사적 모임은 금지 되었다. 이를 어기면 과태료까지 물린다고 하니 어이가 없다. 일년 여동안 지속된 코로나 여파로 자영업자는 물론 모든 사람들이 위기에 처해 있다.
코로나 상황이 악화 될 때마다 계속된 영업의 제한으로 생존한계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전국민이 코로나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과 취약계층이 겪는 피해는 날로 눈덩이처럼 늘어가고 있다.
우리의 고유한 풍습이 코로나로 전해질 수 없음이 안타까운 마음뿐이다. 이러한 미풍양속이 코로나로 명맥을 유지하지 못 하는 마음이야 오죽하리오. 머지않아 희망찬 봄은 온 대지를 연둣빛으로 물들 날을 상상하면서 내일의 꿈을 향해 달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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