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6-11-03 14:21:43

사계절 실내 발생 낙상 바로 알기

백지연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
황보문옥 기자 / 1773호입력 : 2024년 01월 07일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URL복사
↑↑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백지연 교수

고령인구가 증가하면서 낙상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21년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매년 65세 이상의 어르신 중 약 30%가 낙상을 경험하고, 요양시설에 있는 어르신의 경우는 5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응급실에 방문하는 손상 환자의 1/4은 낙상 환자다.

낙상은 개인적인 불편감을 넘어서, 낙상으로 인한 손상이 질병, 장애, 입원, 시설 입소, 사망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기에 의료적으로도 사회경제적으로도 매우 심각한 문제이다. 실제 응급실에 온 전체 낙상 환자의 18.3%는 입원을 필요로 하고, 70세 이상에서는 그 비율(35.7%)이 더욱 높다. 또한, 흔히 낙상은 겨울철에만 발생한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낙상은 사계절 내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주로 밖이나 도로가 아닌 집/거주시설에서 발생한다.

낙상의 위험도 평가를 위해서는 1년 이내 낙상한 적이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질문이 된다. 1년 내 낙상을 경험한 적이 없다면 일단 저위험군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저위험군 역시 1년 이내 20~30%가 낙상하게 되므로, 완전히 안심하기보다는 1년마다 주기적으로 재평가가 필요한 군이다.

만약 1년 내 낙상한 경험이 있다면, 낙상의 심각도를 평가해야 한다. 다음 중 낙상과 함께 일어난 증상이 한 개 이상일 경우 심각한 낙상으로 분류되고 낙상 고위험군이 된다. ▲손상, ▲두 번 이상의 낙상, ▲노쇠, ▲바닥에서 일어날 수 없었음, ▲의식 소실, 실신. 만약 심각한 낙상이 아니었다면, 보행속도와 균형감각 검사가 필요하며 여기에 문제가 있을 경우 중간 위험군, 문제가 없는 경우는 저위험군으로 분류된다.

중간 위험군은 근력과 균형 보강운동이 추천되고, 낙상에 대한 교육과 예방이 강조되며, 저위험군과 마찬가지로 1년에 한 번 재평가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낙상 고위험군으로 분류됐다면 전문가를 통한 구체적인 낙상에 대한 위험도 평가와 치료가 필요하며, 1~3개월 간격의 지속적인 진료가 필요하다.

낙상 고위험군에서는 다면적 영역에 대한 평가와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 낙상을 경험했고 심각한 낙상이었다면 전문 의료진 방문을 통한 포괄적 평가가 필요하다.

보행속도가 느리고 균형 잡기에 어려움이 있다면, 근력과 균형 향상에 초점을 맞춘 운동이 필요하다. 일상생활과 관련있는 앉았다 일어서기, 계단 오르기 등이 도움되고, 최소 일주일에 3번 이상, 3개월 이상 꾸준히 시행하였을 때 효과가 있다. 일부 가이드라인에서는 태극권을 추천하기도 한다. 또한 발가락 건강의 문제(발가락 기형, 궤양, 발톱이상) 역시 고령 환자에서 매우 흔하고 균형장애를 잘 일으키므로 이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며, 적절한 신발(굽이 낮고 지면과의 접촉면이 큰)의 사용이 도움이 된다.

노인 환자에게서 흔한 다약제 복용과 노인주의약물 사용이 낙상을 잘 유발할 수 있다. 특히 벤조다이아제핀 계열의 수면제 사용은 낙상과 대퇴 골절 위험을 44%까지 증가시키며, 이 외에도 항정신병약제, 일부 부정맥 치료제, 일부 진통제, 이뇨제 및 진정제 등이 낙상의 위험도를 높일 수 있다. 특히 이러한 약제를 네 가지 이상 사용할 경우 위험도가 의미 있게 높아진다. 따라서 의사를 방문해 약제에 대한 전반적 점검과 조절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치매나 경도인지기능장애로 인한 인지기능 저하는 낙상 발생의 위험도를 두 배가량 높이며, 낙상으로 인한 고관절 골절의 위험도를 높인다. 또한, 뚜렷한 인지기능의 저하가 없다 하더라도 일상생활 수행능력의 저하가 낙상으로 잘 이어지므로 이에 대한 평가와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

특히 고령 환자에게서 잘 발생하는 기립성 저혈압에 대한 평가와 교정이 필요하며, 기본적으로 심장에 대한 청진, 심전도 측정과 같은 심혈관 질환에 대한 평가가 필요할 수 있다.

어지럼증은 낙상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이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며, 어지럼증의 가능한 원인으로 약제 사용, 신경/심혈관/전정(귀) 기능에 대한 확인이 필요할 수 있다. 또한 시력/청력은 보행과 균형에 있어 매우 중요한 감각으로, 안경을 통한 시력 교정과 신속한 백내장 수술이 낙상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고, 보청기 사용을 통한 청력 개선 역시 도움이 된다.

하루에 충분한 양의 영양 섭취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체중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거나 혈중 알부민 농도와 같은 영양 지표가 나빠졌다면 더욱 신경 써야 한다. 비타민D는 골 대사뿐 아니라 근육과 신경계에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나, 모든 고령 환자가 매일 비타민 D를 복용하는 것에 대한 이득은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비타민D가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고위험군(심한 노쇠, 요양원 거주)의 경우 매일 800~1,000IU 정도를 복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생활하는 공간 내 낙상 위험요인 유무를 점검하고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다. 계단이나 욕실 등에 안전장치를 설치하거나, 조명의 밝기를 개선하고, 잡을 수 있는 난간을 설치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노년기의 낙상은 여러 가지 복합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낙상은 따로 존재하는 질병이 아니라, 기능 쇠퇴, 일상생활의 장애, 입원, 요양시설 입소로 이어질 수 있는 전조 증상임을 이해해야 하며, 치료과정에서 포괄적인 노인의학적 사고방식이 핵심이 된다. 결국 낙상이 발생하기 전 위험인자를 조기에 관리해 예방하는 것이 가장 좋다. 근력과 균형에 초점을 둔 운동 지속, 복용 약제 수의 경감, 기립성 저혈압 및 시력 교정, 생활 환경 교정과 같은 개별화된 예방적 조치를 통해 낙상과 이로 인한 손상을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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