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6-11-03 14:17:38

'화백회의' 병든 양심을 고쳐야 한다

이동한 신경주대 기획경영부총장‧언론학박사
김경태 기자 / 1802호입력 : 2024년 02월 19일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URL복사
↑↑ 이동한 신경주대 기획경영부총장‧언론학박사

화백회의(和白會議)는 신라시대의 정치제도다. 귀족들의 회의며. 만장일치제다. 화(和)는 조화시킨다는 뜻이며 회의에 참석한 귀족의 의견을 조종한다는 뜻이다. 백(白)은 아뢴다는 뜻이며 회의 결론 사항을 왕에게 보고한다는 뜻이다. 화백회의는 주요 귀족세력의 뜻을 조율하여 왕에게 아뢰기 위한 회의를 의미한다. 법흥왕 때에 상대등을 설치했으며 왕은 직접 참석하지 않았다,

만장일치제는 초기에는 6부의 우두머리가 모여서 열었고 국가의 기틀이 잡힌 후에는 상대등의 주관하에 대등들이 회의를 열었다. 대등은 진골만 될 수 있었다. 화백회의를 개최한 장소는 신령스러운 장소 4곳을 사령지라고 하여 서라벌을 중심으로 동쪽의 청송산과 남쪽의 오지산, 서쪽의 피전, 북쪽의 금강산이 있었다. 왕이 참석하지 않아도 귀족들의 세도가 강했기 때문에 화백회의의 위세도 막강했다. 국왕직 수행에 문제가 있었던 진지왕을 폐위시키는 결정을 하고 실행에 옮기기도 했다.

화백회의의 의장인 상대등은 왕위계승권자가 따로 없을 때 왕위 계승 후보자로 여겼다. 문무왕과 신문왕 등 신라 중대를 거치면서 왕권이 강화되고 왕의 직속회의 기구인 집사부와 집사부 수장인 시중의 권한이 강화되어 화백회의 위상이 약화됐다. 신라 하대에 왕권이 추락할 때는 다시 상대등의 권한이 강해 졌다. 화백회의는 강력한 신권의 상징이었다. 세계사에는 신라시대의 만장일치제 귀족회의의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폴란드의 리투아니아 연방에서도 귀족들의 만장일치를 중심으로 하는 회의가 있었다.

고대 러시아의 두마도 만장일치제였다. 로마의 원로원이나 몽골의 쿠릴타이 등도 유사하다. 영국의 마그나 카르타 직후의 영국의회도 유사한 회의제도였다. 백제에서도 귀족회의인 정사임 회의가 있었으나 화백회의와는 달리 다수결로 결정됐다. 고구려에도 제가회의가 있었다. 마라톤회의나 끝장 토론도 모든 사람이 공감할 때까지 만장일치가 될 때까지 설득과 토론을 계속하는 회의 형태다.

화백회의도 의견의 일치와 총화를 위해 신선한 명산을 찾아 회의 장소를 정하고 안건의 합의가 안 되면 기도와 명상을 하고 정성을 다해 논의를 계속했다. 카톨릭의 교황 한 분을 선출하는 방식에도 만장일치가 될 때까지 회의장 밖을 나오지 않고 기도와 공의를 계속한다. 지금 한국의 국회와 정치는 소통과 합의는 없고 불통과 반대만 있다. 정당과 진영을 중심으로 뭉쳐서 상대방을 정치적 파트너로 보는 것이 아니라 총으로 죽여 없애야 하는 적으로 생각한다. 정의도 진실도 없고 권력 쟁취를 위해 모든 것을 정쟁의 수단으로 사용한다.

최근 국내에는 국회의원과 당 대표를 흉기로 폭력을 행사한 사고가 발생했다. 이구동성 최근 분노와 적개심의 정치가 극도에 도달한 결과가 나타났다고 말한다. 그러나 언론도 진단과 비판을 하면서도 한국 정치의 중병을 고치는 처방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죽을 병이 든 한국 정치 살리기 위해서 모든 정치인이 신라 화백회의에 참석해볼 일이다. 만장일치를 위해 어떻게 했는지 확인하고 지금의 자신을 반성해야 한다

진리는 하나다. 정의는 둘이 있을 수 없다. 인간에게는 진리와 정의를 판단하는 지혜와 양심이 있다. 그래서 기도와 상의를 계속하면 결국 만장일에 도달할 수 있다. 옛 선인들은 그 만장일치 원리를 믿었으며 경험을 통해 확신을 지니고 있었다. 지금은 인간들의 지능과 양심이 너무도 마비되고 병들어 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가 어렵고 정당 대의정치가 힘드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먼저 병든 양심을 고쳐야 한다. 경주는 2025년 APEC정상회의 유치를 위해 총력을 기울리고 있다. 세계 정상들이 경주에 오면 먼저 신라의 화백회의 정신을 공부하고 본 회의에 임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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