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6-11-02 22:51:18

천년 고도 경주, 아이에겐 안전한 놀이터가 되려면

경주소방서 외동119안전센터 김도우
김경태 기자 / 2312호입력 : 2026년 05월 13일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URL복사
↑↑ 경주소방서 외동119안전센터 김도우

화려했던 꽃비가 그치고, 경주의 유적지는 이제 눈이 시릴 만큼 싱그러운 신록으로 옷을 갈아입었습니다. 

낮 기온이 제법 올라 초여름의 기운이 느껴지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경주는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가족 단위 행락객들로 활기가 넘칩니다. 첨성대 앞 잔디밭에서 비눗방울을 쫓아 뛰어노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이 계절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일 것입니다.

하지만 사이렌 소리와 함께 현장으로 달려가는 소방관 눈에는 그 천진난만한 웃음 뒤에 숨겨진 위험 요소들이 먼저 들어오곤 합니다. 아이들의 즐거운 추억이 사고로 얼룩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경주 나들이 길에 반드시 기억해야 할 응급처치 수칙 몇 가지를 당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경주의 유적지는 세월의 흔적만큼이나 거친 돌길과 경사로가 많습니다.
대릉원이나 불국사 같은 유적지에서 신이 나 뛰어다니던 아이들은 순식간에 중심을 잃고 넘어지기 쉽습니다. 아이의 손과 무릎에 찰과상이 생겼다면 당황하지 말고 흐르는 깨끗한 물로 상처 부위의 흙이나 이물질을 충분히 씻어내야 합니다. 이후 준비한 연고를 바르고 멸균 거즈로 상처를 보호해 주는 것만으로도 2차 감염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습니다.

둘째, 야외에서 즐기는 달콤한 간식이 때로는 치명적이 위험이 될 수 있습니다.
첨성대 인근에 돗자리를 펴고 간식을 먹다 아이의 기도가 막히는 ‘기도 이물 폐쇄’ 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아이가 양손으로 목을 감싸며 괴로워하는 이른바 ‘초킹 사인(Choking Sign)’을 보낸다면 즉시 응급처치를 시행해야 합니다.

1세 이상의 소아나 성인의 경우, 즉시 ‘등 두드리기 5회’와 ‘복부 밀어내기(하임리히법) 5회’를 교대로 반복합니다. 반면 1세 미만 영아는 머리를 아래로 향하게 한 뒤 ‘등 두드리기 5회’와 복부 장기 손상 위험이 크므로 복부 대신 ‘가슴 밀어내기 5회’를 반복해야 합니다. 만약 아이가 의식을 잃는다면 지체 없이 심폐소생술(CPR)로 전환해야 한다는 사실을 반드시 명심해야 합니다.

셋째, 물가 주변에서는 보호자의 ‘시선’이 곧 ‘생명줄’입니다.
초여름 햇살 아래 윤슬이 아름다운 보문호수와 동궁과 월지는 보는 이에게 평온함을 주지만, 아이에게는 한순간에 익수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장소이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물 깊이와 상관없이 아주 짧은 찰나의 순간에도 사고를 당할 수 있습니다. 보호자의 시선이 아이에게서 멀어지는 그 ‘1초’가 사고의 시작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사고는 늘 예고 없이 찾아오지만, 부모의 예방적 관심과 기초적인 응급처치 지식만 있다면 충분히 막아낼 수 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마음이자, 현장을 지키는 소방관으로서 간절히 바랍니다.

이 계절, 경주를 찾는 모든 가족이 슬픔이 아닌 찬란한 즐거움과 따뜻한 추억만을 한가득 안고 집으로 돌아가시길 기원합니다. 여러분의 평온한 일상을 지키기 위해 우리 소방관들은 오늘도 경주의 좁은 골목과 넓은 대로를 쉬지 않고 달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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