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6-11-04 10:37:42

계명대·연세대 공동연구팀, 단백질 신호만 선택 제거 ‘bioPhosTAC’개발

기존 단백질 분해 기술 넘어 정밀 신호 조절
국제학술지 게재, 차세대 항암치료 플랫폼 가능성

황보문옥 기자 / 2385호입력 : 2026년 09월 08일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URL복사
↑↑ (왼쪽부터) 계명대 권택수·박광수 교수, 연세대 신동혁 교수

계명대 의과대 권택규 교수와 약학대 박광수 교수 연구팀, 연세대 생명과학부 신동혁 교수 공동연구팀이 원하는 단백질의 특정 인산화 신호만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바이오포스택(인산화 표적 키메라)’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단백질 전체를 제거하는 기존 방식에서 나아가 특정 신호만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전략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공동연구팀 연구 성과는 국제 저명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바이오포스택 전략을 통한 OTUB1 비정형 기능의 선택적 조절'이며, 해당 학술지는 피인용지수(IF) 14.1로 학술지 인용 보고서(JCR) 기준 상위 10% 이내 Q1에 속한다. 이번 연구에는 계명대 서승언 박사와 우선민 박사, 연세대 최민형 학생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단백질 인산화는 세포의 성장과 대사, 증식, 사멸 등을 조절하는 핵심 신호전달 기전이다. 기존 치료제는 인산화 효소(키나아제)를 억제하는 키나아제 억제제를 활용해 왔다. 키나아제 억제제의 경우, 보통 하나의 인산화 효소가 여러 기질 단백질에 동시에 작용하는 특성으로 인해 표적 외 단백질까지 영향을 미치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효소 자체를 억제하는 대신, 인산기를 제거하는 탈인산화 효소(포스파테이스)를 표적 단백질 근처로 유도하는 근접 유도 전략을 적용했다. 인공지능(AI) 기반 단백질 설계 기술을 활용해 표적 단백질 OTUB1에 결합하는 펩타이드와 탈인산화 효소 SHP2에 결합하는 펩타이드를 연결한 이중기능성 물질 ‘바이오포스택’을 개발했다.

실험 결과 기존 Src 키나아제 억제제는 OTUB1뿐 아니라 JAK2, STAT3, ERK 등 다양한 기질 단백질의 인산화를 동시에 감소시켰다. 

반면 ‘바이오포스택’은 다른 단백질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OTUB1 Y26의 인산화만 선택적으로 제거했다. 이를 통해 세포 성장과 대사에 관여하는 Raptor 단백질 감소와 mTORC1 신호 억제 효과를 정교하게 조절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암세포 선택성을 높이기 위한 최적화도 진행했다. 암세포 표면의 KKLC-1(KKLC-1 항원)을 인식하는 표적 지향성 펩타이드(종양 표적 펩타이드)를 도입해 암세포에서 선택적으로 작용하도록 설계했다. 

그 결과 선택적 암세포 사멸을 유도했으며, 동물실험에서도 종양 조직에 선택적으로 축적되고 항암 활성을 나타내는 등 유의미한 종양 억제 효과를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표적 단백질 자체를 제거하는 표적 단백질 분해(TPD) 기술을 넘어 특정 신호만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바이오포스택’은 표적 단백질 결합 모듈과 탈인산화 효소 유도 모듈을 분리해 설계할 수 있어 다양한 질환 관련 단백질로 확장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권택규 계명대 교수는 “기존 약물이 ‘어떤 인산화 효소를 억제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췄다면, ‘바이오포스택’은 ‘어떤 단백질의 인산화 신호를 제거할 것인가’를 선택하는 새로운 접근법”이라며 “부작용을 줄이면서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차세대 정밀 치료 전략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광수 계명대 교수는 “‘바이오포스택’은 모듈형 구조로 되어있어 다양한 질환 단백질로 확장 적용이 가능하다”며 “정밀의학 기반 신약 개발 플랫폼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동혁 연세대 교수는 “단백질 자체를 제거하는 기존 기술을 넘어 특정 신호만 조절하는 전략의 가능성을 입증했다”며 “차세대 항암 치료 기술로 이어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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