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팔공산에 구름다리를 설치하는 것을 놓고 찬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대구시가 ‘팔공산 구름다리 설치’를 의제로 설정한 시민원탁회의를 통해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한다고 밝히자 14일 시민단체들이 '팔공산 구름다리는 ‘개발’이 아닌 퇴행성 ‘삽질’이다'는 공동성명을 내면서 날을 세웠다.
시는 오는 16일 오후 7시 엑스코 그랜드볼룸에서 ‘보존인가 개발인가! 시민에게 듣는다-팔공산 구름다리’를 주제로 원탁회의를 열 예정이었다.
시는 이날 팔공산의 지속가능한 관광활성화를 위한 보존과 개발에 대한 입장, 지역경제 활성화, 환경 및 생태보전 등 분야별 쟁점을 토론하고, 주요 입장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한 후 결과를 바탕으로 투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대구환경운동연합과 대구경실련 등 7개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한 앞산·팔공산 막개발 저지 대책위원회(대책위)는 이날 성명을 내고 "팔공산 구름다리는 예산을 낭비하는 쓸모없는 장식품에 불과하다"며 팔공산 구름다리 개발사업 백지화를 촉구했다.
대책위는 "기존의 팔공산케이블카 정상이자 구름다리 출발점인 신림봉에서 대구의 전경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고 팔공산 자락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상황에서 구름다리가 오히려 경관감상을 방해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길이 320m의 구름다리를 만들면 이를 지탱할 거대한 철탑 기둥도 세워야 한다"며 "팔공산에 인공 시설물 수십 개를 설치하는 것은 심각한 수준의 환경파괴"라고 덧붙였다.
대책위는 또 팔공산 구름다리가 해발 820m에 설치돼 일반 관광객은 케이블카를 이용하지 않으면 갈 수 없을 정도로 접근성이 떨어져 결국 1만1천원에 달하는 케이블카 비용을 강제해 케이블카 운영업체에 특혜를 제공한다고 비판했다.
실제 대구시 추계에 따르면 구름다리가 설치되면 팔공산케이블카의 매출은 약 30억원에서 45억원으로 늘어나고 이후 매년 5% 정도 증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는 구름다리 설치로 동화사와 케이블카를 찾는 관광객이 2017년 200만명에서 2020년 400만명, 2021년 500만명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이에 대책위는 "이렇게 되면 동화사집단시설지구에 엄청난 관광객이 몰려 심각한 교통체증과 주차난에 시달리는데 이에 대한 대책은 세우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구름다리 건설은 대구시의 무분별한 관광 상품 베끼기의 산물로서 행정이 빚어낸 최악의 참사""라며 "퇴행성 삽질에 불과한 사업을 ‘개발’로 포장하며 시민을 기만하고 있는 대구시를 강력하게 비판하며 팔공산 구름다리 건설 계획을 폐기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구시 관계자는 "시민원탁회의를 통해 팔공산 구름다리 건설을 놓고 350여명의 시민 의견을 수렴해 팔공산 개발과 보존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듣는 것을 시작으로 공감대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범수 기자 news1213@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