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도미사일? 文대통령 한 마디에 술렁, ‘단거리’로 정정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 양국군의 주요 핵심 지휘관들과 오찬 간담회를 가진 21일, 문 대통령이 던진 한마디 말로 인해 청와대 안팎이 크게 술렁이는 일이 벌어졌다.
문 대통령이 최근 북한이 발사한 발사체의 성격을 ‘탄도 미사일’로 규정한 것으로 오해가 일었기 때문. 탄도 미사일 여부에 대해 극히 말을 아껴 온 우리 정부의 입장과는 배치되는 것이라 논란이 일었는데, 결국 문 대통령의 ‘말실수’였던 것으로 정리되면서 해프닝으로 끝났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오, 청와대 인왕실에서 우리측 정경두 국방부장관과 박한기 합참의장 등, 미군측 로버트 에이브람스 주한미군사령관 등 한미 주요 핵심 직위자 12명을 초청해 오찬을 했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이어가다 “한미동맹의 공고함과 한미양국의 긴밀한 공조는 최근 북한의 ‘단도 미사일’을 포함한 발사체의 발사에 대한 대응에서도 아주 빛이 났다”고 밝혔다.
‘단도 미사일’이란 생소한 용어가 등장하자 일각에서는 ‘탄도 미사일’을 말한 게 아니냐고 추측하기 시작했다. 이 경우 사안은 꽤 심각해진다.
지금까지 정부와 군당국은 잇단 북한 발사체 발사에 대해 ‘단거리 미사일 추정 발사체’라는 입장을 유지한 채 세부적 제원 등에 대해서는 “한미 당국이 계속 분석 중에 있다”고만 설명해 왔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 역시 지난 9일 취임 2주년 방송 대담에서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한다’고 말하면서 “유엔 안보리 결의 속에는 탄도미사일을 하지 말라는 표현이 있기 때문에 비록 단거리라 할지라도 그것이 탄도미사일일 경우에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반될 소지도 없지 않다”고 했다.
이에 따라 군 당국에 입장 변화가 있는 것인지 등을 알아보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게 일기도 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고민정 대변인이 나서 문 대통령에게 “탄도 미사일이라고 말씀하신 것이 맞나요?”라고 물었고, 문 대통령은 “제가 그랬나요? 단거리 미사일이죠”라고 답했다고 한다.
즉 당초 준비한 원고에 단거리 미사일이라고 쓰여 있던 것을 실수로 ‘단도’ 미사일이라고 발음했다는 얘기다. 실제로 오찬 현장에 있던 영어 통역이 갖고 있던 문 대통령 인사말의 해당 부분도 ‘short-range missiles’(단거리 미사일)로 돼 있었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이 단순히 말실수를 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는 관측이다.
한편 문 대통령 한마디에 크게 술렁이다 긴장을 풀게 된 청와대 안팎에서는 ‘단도(短刀) 미사일’이라는 새로운 종류의 미사일이 등장한 게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돌기도 했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