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6-06-28 17:23:57

경북 초대형 산불피해지, 자연·조림 상생 뉴패러다임으로

美·獨·日 등 주요국 단순 녹화 넘어 ‘지속가능 순환경영’
김구동 기자 / 2340호입력 : 2026년 06월 28일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URL복사
최근 초대형 산불 피해지 복원 방향을 둘러싸고 자연 복원과 인공 조림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는 가운데, 산림 전문가들은 성공적 복원을 위해 두 방식을 유기적으로 병행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하고 있다.

산림을 단순히 보존하거나 방치하는 수준을 넘어 생태적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경제적·사회적 가치를 함께 높이는 증진하는 ‘지속가능한 산림경영(SFM)’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경북내 초대형 산불 피해 5개 시·군 민유림 전체 면적은 8만 9,804ha에 달한다. 경북도는 이 가운데 83.7%인 7만 5,117ha를 '자연복원'대상지로 지정해 생태계의 자생적 회복을 유도하고 있으며, 인공적으로 나무를 심는 '조림복원'은 1만 4,488ha(16.1%), '생태복원'은 199ha(0.2%)규모로 추진한다.

자연복원 비중이 높아 단순 방치로 오해될 수 있으나, 경북도는 자연복원을 기본 원칙으로 하면서도 ▲종자 공급원이 부족하거나 토양 유실이 심한 지역 ▲산사태 위험이 높은 급경사지 ▲생활권 주변 산림 등에는 조림을 병행하는 '기능별 맞춤 복원'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경북도는 5개 시·군과 함께 현장 조사 및 입지 분석을 거쳐 ‘초대형 산불피해지 조림복구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조림 대상지는 임지 생산등급, 토심, 경사도, 산림 기능, 재해 위험도 등을 종합 고려해 선정했으며, 산주와 지역 주민, 민간 전문가 의견도 폭넓게 반영했다.

특히 경제림 조성 지역에는 일반 목재생산 수종뿐 아니라 산주 소득 증대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특용·소득형 수종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급경사지와 생활권 주변 등 재해 우려 지역은 주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예방적 복원을 추진해 재해 대응 기능도 함께 강화할 계획이다.

이런 기능별 산림복원 체계는 해외 주요 선진국 정책 방향과도 맥을 같이한다. 해외 주요국 역시 자연 복원만을 고집할 경우 재해 취약 상태가 장기화되고 산림의 전반적 회복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공통된 인식 하에, 지역 특성에 맞춘 계획 조림을 꾸준히 병행하고 있다.

독일은 자연회복을 원칙으로 하되, 자생적 복원이 더디거나 어려운 지역에는 기후변화와 지역 적응성이 높은 수종을 선택해 보완적 조림을 실시하고 있다.

미국은 최근 캘리포니아 등지에서 발생한 초대형 산불 이후, 산림의 회복력을 높이고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조림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동일본 대지진 당시 초토화된 해안방재림 복구 과정에서, 전체 피해 구간(164km) 가운데 88%인 145km에 흑송 등을 식재하는 ‘복구조림'을 실시해 자연복원을 보완했다.

산림 전문가들은 대한민국 산림이 과거의 '황폐지 녹화'단계를 넘어 새로운 전환점에 선 만큼, 복원 역시 미래 지향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 강규석 교수는 “우리 산림은 종묘생산부터 조림, 숲가꾸기, 이용, 그리고 재조림으로 선순환하는 ‘순환경영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지역의 생태적 특성은 물론 주민 소득과 경제성을 함께 고려해 적지적수(適地適樹, 알맞은 땅에 알맞은 나무를 심음)에 기반한 과학적 산림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순고 경북도 산림자원국장은 “산불 피해지 자연복원은 생태계 회복이라는 측면에서 분명한 의미가 있지만, 미래 산림은 단순 녹화를 넘어 탄소 흡수원 확충, 치유·휴양 공간 제공, 첨단 신소재 원료 공급 등 다변화된 공익적·경제적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기후변화와 산업 트렌드에 부합하는 수종을 선제·계획적으로 조림함으로써, 미래 세대가 고부가가치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목재 생산 기반을 다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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