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기성시인이 된지 53년을 헤아리는 원로시인이며, 중진시인이기도 하다. 나는 내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정성을 다했다고 고백할 수 있다.
반세기가 훨씬 넘는 창작생활(시·수필)을 통해 두 가지의 중대한 원리를 발견했다. 명시(名詩)는 우리나라와 세계를 다 찾아봐도 단시(短詩)중에 명시(名詩)가 많다.
나는 문학의 새 공식을 하나 정립(定立)했다.
‘명시(名詩)=단시(短詩)다.’
둘째 원리는 좋은 시(詩)를 짓자면 새로운 깨달음과 발견이 꼭 있어야 한다. 필자가 잘된 자작시(自作詩)중 단시(短詩)를 애독자제현께 제시하니 현명한 판정을 기다린다.
제가 제시한 단시(短詩)는 시 해설은 안하는 것이 더욱 선명한 느낌을 드릴 것 같아 과감히 생략한다.
1. (시) 성에 낀 아침/ 김시종
간 밤은
너무 추워
하느님도
밤잠을 한 잠도 못 주무신가 보다.
아침에 일어나니,
집집마다 유리창에
하느님이 손가락으로
아름다운 성에꽃을 그려 놓았다.
(1989. 1. 29.)
2. (시) 이른 봄/ 김시종
강아지도 자연공부를 한다.
새싹이 얼마나 자랐나?
궁금한지,
앙징스런 앞발로 흙을 파본다.
3. (시) 가을/ 김시종
코스모스가 찰칵찰칵
바람을 찍는다.
바람은 사진에 잡히지 않고
코스모스만 가득하다.
4. (시) 밀경(密耕)/ 김시종
세월이 내 얼굴을 밭으로 착각하고,
버섯농사를 짓는다.
지난해엔 없던 검버섯이,
내 얼굴 여기저기에
올해 여러 포기 돋아났다.
5. (시) 억새/ 김시종
억새들이 머리를 맞대고
모의(謀議)를 한다.
중지(衆智)를 모아 흐뭇하다고
머리를 끄덕인다.
사람사는 세상에도
제발 좀 싸우지만 말고
머리를 맞대고 중지(衆智)를 모으라고
슬기로운 흰 머리들이 타이른다.
6. (시) 식목일에/ 김시종
나무는 인류의 큰 스승이다.
책이 되어 지혜를 가르쳐 주고
매가 되어 몽매함을 깨우쳐준다.
제호 : 세명일보 / 주소: 경상북도 안동시 안기동 223-59 (마지락길 3) / 대표전화 : 054-901-2000 / 팩스 : 054-901-3535 등록번호 : 경북 아00402 / 등록일 : 2016년 6월 22일 / 발행인·편집인 : 김창원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창원 / mail : smnews123@hanmail.net
세명일보 모든 콘텐츠(기사, 사진, 영상)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세명일보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